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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2008-09-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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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소리-37호] 독자들 따끔한 충고, 귓등으로 들었나

시늉뿐인 '독자 프로파일 조사결과 지면 반영 계획'

고작 2쪽짜리 문서로 원론적 언급
논조 놓고는 어정쩡한 입장 정리
독자 요구 지면 변화로 보여줘야
 
 공보위는 독자 프로파일 조사 결과를 지면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한석동 편집인과 변재운 편집국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인터뷰는 몇 가지 이유로 무산됐다. 대신 공보위는 ‘독자 프로파일 조사 결과 지면 반영 계획’이라는 문서를 입수했다. 이 문서는 편집국에서 논의한 초안이다.

 달랑 2쪽짜리 문서는 모두 4개 부문에 걸쳐 조사 결과를 지면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4개 부문은 기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문제와 주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획 기사 발굴, 실생활 정보 확충, 중립적인 논조 유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주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기획 기사를 발굴하겠다는 대목이다. 왜 주부를 대상으로 한 기획 기사일까. 우리 독자의 65%가 여성이며 직업별로도 주부가 4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또 신문 기사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특히 기획 기사가 부족하다는 독자들의 지적을 종합한 결론이다. 문서는 다양한 기획 기사를 발굴해서 게재하되 여성과 주부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아이템 위주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이 국민일보에 대한 불만 사항으로 꼽은 “실생활 정보 부족”과 “정치면 지면 미흡”에 대해서는 2면 등 종합면에 실생활 정보 기사를 많이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편집국은 정치면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지면 사정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신뢰성 있는 기사로 지면 구성 부문’이나 ‘중립적인 논조 부문’에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기사의 신뢰성을 높일 방안으로는 “과장되거나 불확실한 기사보다는 확인된 기사 위주로 게재하고 전망 보도 등에서도 정확하게 상황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논조와 관련해서는 “독자들은 국민일보 논조에 대해 중립적 객관적 신뢰적 양심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와 같이 중립적인 논조를 유지하면서 신문의 신뢰도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지금보다 다소 진보적인 논조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유연성 있게 대처하면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얼버무렸다. 편집국이 논설위원실을 다분히 의식한 어정쩡한 결론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편집국의 ‘독자 프로파일 조사 결과 지면 반영 계획’은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구체적 계획이 없다보니 제자리 걸음이다. 실제로 최근 벌어진 미국발 금융 위기 사태와 관련된 국민일보 지면은 어땠는가. “주독자층이 흥미를 가질 만한 아이템” “실생활 정보” “정확한 전망 보도” 등의 기준으로 봤을 때 독자들에게 얼마나 만족스러운 지면을 제공했는지 의문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조사한 것에 만족해선 안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원하는 신문을 만들어야 의미가 있다. 우리는 혹시 그동안의 관행과 질서가 흐트러지는 고통이 두려워 머뭇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좀더 과감하고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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